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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0-19 09:50
편지( 어머니에게 ) / 이해인 수녀님
 글쓴이 : juliana
조회 : 7,366  




       
      
      편지( 어머니에게  )
      
                    / 이해인 수녀님
      
      
      어제를 보내고 돌아와 닫혀진 창을 열면
      순백의 옷을 입고 오는 정결한 아침
      
      어머니
      때로는 슬픔이 기다리는
      좁은 돌층계를 기쁘게 오르다가
      갑갑하게 돌아와 부른 나의 노래가 한숨일지라도
      진정 오랜 날 하늘을 안고 깊은 마음밭에 물을 뿌리게 한
      신앙은 또 하나의 목숨이었읍니다
      
      한번 밖엔 주어지지 않은 짧은  旅程(여정) 을 위해
      얼마나 성스럽게 짐을 꾸려야 할지
      그 한 분의 큰 손이 나의 어깨를 치셨읍니다
      
      부르시는 소리에 옷깃을 여미며
      처음인 듯 새롭게 가득히 안아 보는 은혜로운 햇살
      
      어머니
      일출의 바다는 또한
      일몰의 바다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님이 오실 그 바다에서 당신을 만나겠지요
      
      짙푸른 파도같은 노래를 태우며
      가야 할 아침들이 기도에 젖어
      늘 깨어있었으면 합니다
      어머니
       
      
       
      
      당신을 위해 내가 
      
                                   - 이해인수녀님
       
      
      캄캄한 밤 등불도 없이 창가에 앉았으면
      시리도록 스며드는 여울물 소리
      
      먼 산 안개 어린 별빛에 소롯이 꿈이 이울어
      
      깊이 눈감고 合掌하면
      이밤사 더 밝게 타오르는 마음길
      
      忍苦의 깊은 땅에 나를 묻어
      당신을 위해 꽃피는 기쁨
      
      어느 하늘 밑
      지금쯤 누가 또 촛불 켜 노래 날릴까
      
      차운 밤 밀물소리
      살포시 안개 속을 오시는 당신 위해
      
      남은 목숨 
      고이 빛이 되는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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