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교육과 능동적 참여의 촉진(14~20항)
헌장은 먼저 “모든 신자가 전례 거행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완전한 참여를 하도록 인도되기를 바란다”(14항)고 밝힌다. 짧은 문장이지만 대단히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①모든 신자가 전례 거행에 참여해야 한다. 전례는 전례를 거행하는 사제와 사제의 시중을 드는 복사 열심인 몇몇 신자나 수도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②신자들은 전례 거행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이며 △완전하게 참여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잡념 속에 수동적으로 자리만 지켜서는 안 된다.
공의회 교부들은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에서는 온 백성의 완전하고 능동적인 참여를 위하여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14항)고 모든 신자의 능동적이고 완전한 전례 참여를 거듭 강조한다. 왜 그토록 강조할까? 완전하고 능동적인 전례 참여는 “신자들이 그리스도 정신을 길어 올리는 첫째 샘이고 반드시 필요한 샘”(14항)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완전한 전례 참여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교육이다(15~19항). 헌장은 이와 관련 △전례 교수를 양성하고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에서 전례학을 필수 전공과목으로 다뤄야 하며 △사제 후보자들은 전례를 올바로 이해하고 능동적이고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당한 교육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의 생활이 완전히 전례 정신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사제들은 자신들이 거행하는 거룩한 예식을 더욱 충분히 이해하고 전례 생활을 해나가고 △신자들의 전례 교육에 힘쓰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헌장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한 전례 중계 특히 미사 중계를 할 때에는 합당한 인물을 통해 중계가 신중하고 품위 있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한다(20항).
전례 쇄신을 위한 규범(21~40항)
전례는 하느님의 아들이며 참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기원을 두고 있다. 전례를 쇄신한다고 해서 무엇이나 다 바꿔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변경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변경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례의 깊은 본질에 맞지 않는 부분이나 잘못 끼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본질에 부합하게 또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꿀 수 있어야 하고 또 바꿔야 한다. 이를 통해 전례문과 예식의 정신을 더욱 분명하게 표현하고 신자들을 이를 더 쉽게 깨달아 전례 거행에 온전히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21항).
헌장이 전례 쇄신을 위해 제시하는 규범은 크게 네 가지다.
가)일반 규범(22~25항). ①전례를 규정하는 것은 사도좌(교황) 교회법 규범 안에서의 주교와 지역 주교회의에 달려 있다. 그 밖에 다른 누구도 비록 사제라고 하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전례에 어떤 것을 더하거나 빼서는 안 된다. ②전례를 쇄신하려면 △재검토할 전례의 각 부분에 대한 면밀한 신학적 역사적 사목적 연구가 언제나 먼저 이뤄져야 하며 △최근의 경험들을 고려해야 하고 △교회에 참으로 확실한 이익이 되지 않으면 개혁하지 말아야 하며 △새로운 전례 형식들이 기존 형식에서 유기적으로 발전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인접 지역들 사이에서는 예식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③전례 거행에서 성경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전례의 쇄신과 발전과 적응을 촉진하려면 성경에 대한 감미롭게 생생한 애정을 증진해야 한다. ④예식서들이 먼저 개정돼야 한다.
나)교계와 공동체의 고유 행위로서 전례의 특성에 따른 규범(26~32항). ①전례에서는 공동 거행이 개별적이고 사적인 거행보다 우위에 있다. 전례 행위는 사적인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예식을 거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②전례를 거행할 때는 교역자(성직자)든 신자든 각자에게 부여된 모든 부분을 수행하고 또 그것만 수행해야 한다. 복사 독서자 해설자 성가대원 역시 전례 봉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기에 그 직무에 맞갖은 깊은 신심과 바른 질서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③신자들의 능동적 전례 참여를 증진하도록 신자들이 바치는 화답송을 비롯해 환호송 성가는 물론 동작이나 자세도 중시해야 한다. 침묵도 제때에 지켜야 한다. ④전례에서는 전례법의 규범에 따라 국가 권위에 주어지는 영예를 제외하고서는 사회적 신분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전례의 교육적 사목적 특성에 따른 규범(33~36항). ①전례를 개혁하고자 할 때는 무엇보다도 단순 간단명료하며 쓸데없는 반복을 삼가고 예식의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②전례 안에서 예식과 말씀이 긴밀히 결합돼 있음이 명백하게 드러나도록 △더 적합하고 더 다양한 성경 봉독의 자리를 마련하고 △강론(설교)은 성경과 전례에 바탕을 두고 충실하고 바르게 이행해야 하며 △전례를 위한 교리교육도 깊이 있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③라틴 예법(로마 예법 혹은 라틴 전례라고도 하는데 한국 교회는 이 예법을 따름)에서는 전례 언어로 라틴어 사용을 보존해야 한다. 모국어 사용이 크게 유익하다고 보고 모국어로 번역해 사용할 경우에는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인접 지역 주교들의 협의를 거쳐 결정하고 사도좌의 승인이나 추인을 받아야 한다.
라)민족의 특성과 전통에 대한 적응 규범(37~40항). 교회는 신앙이나 공동체 전체의 선익에 관련되지 않는 한 엄격한 통일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또 미신이나 오류가 아니라면 그 민족의 풍습을 호의로 존중하고 온전히 보존하며 전례 정신에 부합하면 전례에 수용한다. 나아가 로마 예법의 실질적 통일성이 보존된다면 집단과 지역 민족에 따른 정당한 다양성을 고려하고 거기에 맞출 수 있다. 이는 예식서들을 개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더 깊은 적응이 필요할 경우 각 지역 교회는 진지하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고 그 내용을 사도좌에 제출해 동의를 받아 도입해야 한다.
교구와 본당의 전례 생활 증진(41~42항)
대사제인 주교는 지역 교회인 교구의 중심이기에 주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구의 전례 생활 특히 주교좌성당의 전례 생활을 중시해야 한다. 또 주교를 대신해서 본당 신부가 사목하는 본당사목구의 전례 생활도 중시해야 한다. 특히 본당 사목구에서 공동체 의식이 주일 미사의 공동 거행에서 꽃피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례적 사목 활동의 증진(43~46항)
전국 차원에서는 전국 전례위원회를 교구 차원에서는 교구 전례위원회를 두어 전례적 사목 활동을 증진해야 한다. 전례위원회에는 전례학 성음악 성미술과 사목 문제 전문가들로 구성해야 하며 관련 분야의 뛰어난 평신도들도 포함시켜야 한다.
글 / 이창훈 알폰소 평화신문 편집국장
[출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12월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