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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7-21 00:00
 조회 : 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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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class=bd_24_000090 align=middle>[이해인의 기도문] 기도할 수도 없는 슬픔 </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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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PADDING-RIGHT: 5px; PADDING-BOTTOM: 5px" vAlign=top><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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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c="http://photo-media.hanmail.net/cpif/www3.seoul.co.kr/img/photo_news/2004/07/21/SSI_20040720183714.jpg"
width="100%" border=0> </TD></TR></TBODY></TABLE>[서울신문]<B>기도할 수도 없는
슬픔<BR><BR>- ‘증오살인’에 대한 기도문</B><BR><BR><!-- 그림 12911 -->봉숭아 백일홍 채송화가
<BR><BR>고향의 꽃밭에서 정겹게 미소짓는 여름<BR><BR>매미 쓰르라미가 하루종일 <BR><BR>삶의 열정을 노래하는
여름<BR><BR>더위를 식히려는 많은 사람들이 <BR><BR>오늘도 바닷가에서 <BR><BR>건강한 모습으로 노니는 모습을
봅니다.<BR><BR>장마가 물러선 자리에 들어선 찜통 열기로 <BR><BR>간밤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BR><BR>아니 더위보다는
들려오는 소식이 하도 끔찍해 <BR><BR>잠을 잘 수 없었고<BR><BR>불안과 공포의 옷을 입은 악몽에 시달리며
<BR><BR>몹시 괴로웠습니다.<BR><BR>“기도할 수도 없는 슬픔만이 나의 기도”라고 힘없이 고백하며 눈물이
났습니다.<BR><BR>아무런 잘못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무참하게 살해 당한 우리의 가족들이<BR><BR>하도 가엾어서 눈물을
흘립니다.<BR><BR>악을 즐기는 듯 죄짓기를 작정한 듯<BR><BR>멈추지 않고 손에 피를 묻힌 잔인한 한 사람이 너무 밉고도
가엾어서 눈물을 흘립니다.<BR><BR>꽃보다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면 어찌되는 것일까.<BR><BR>참사랑은
가능한 것일까.<BR><BR>다시 한 번 숙고하며 진리를 의심하고 오늘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우리 자신이 가엾어서 눈물을
흘립니다.<BR><BR>진정 큰 사랑은 믿음이고 조건 없는 용서라고 배웠지만 때론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는
우리입니다.<BR><BR>어떻에 믿어야 할지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답답한 마음엔 곰팡이가 피고 <BR><BR>눈빛은 실망과 탄식으로
흐려져 맑은 기도가 되질 않습니다.<BR><BR>밖에서는 칼을 든 전쟁으로,안에서는 자신과 이웃과 화해 못한 전쟁으로
<BR><BR>어둡고 괴롭고 무거운 우리에게<BR><BR>제대로 싸울 힘을 주십시오.<BR><BR>선으로 악을 이길 힘을 주시고
사랑으로 미움을 녹일 힘을 주십시오.<BR><BR>사실은 내가 잘못하고서도 모든 일에 늘 남의 탓을 하며 습관적으로 변명하며
살았습니다.<BR><BR>옆에서 어려운 일이 생겨도 체면 때문에 모른 척하거나 이기심 때문에 문을 닫아걸고는<BR><BR>한 발짝 더
밖으로 나갈 사랑의 용기가 부족했습니다.<BR><BR>웬만한 일에는 잘 놀라지도 않는 우리의 냉랭함과 무딤을
용서하십시오.<BR><BR>남의 불행과 비극을 곧잘 자신의 흥밋거리로 삼는 우리의 뻔뻔함을 용서하십시오.<BR><BR>이제 죽음의
냄새를 생명의 향기로 바꾸어야겠습니다.<BR><BR>무관심의 차가운 벽을 따뜻한 사랑의 웃음으로 허물어야겠습니다.<BR><BR>그
사람의 죄는 곧 우리의 죄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십시오.<BR><BR>남의 죄를 비웃기 전에 우리의 죄와 잘못도 반성하며 울
줄 아는 겸손을 배우게 해 주십시오.<BR><BR>생명을 그리워하는 마음,<BR><BR>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기도의 시작임을
다시 알게 해 주십시오.<BR><BR>삶이 절망에 빠질수록 희망만이 생명입니다.사랑만이 살 길입니다.<BR><BR>우리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이해심과 자비심을 조금씩 더 키우고 가꾸어서<BR><BR>그 누구도 내치는 일이 없게 해 주십시오.<BR><BR>그 누구도
죄의 노예가 되지 않는 기쁨을 허락해 주십시오.<BR><BR>“나는 내가 행하겠다는 선을 행하지 않고 안 하겠다고 생각하는 악을
행하고 있습니다(로마7:19)”라고 한 사도 바울로의 고백을 묵상하는 이 순간.나는 내 마음 깊은 곳에 촛불을 켜고 이렇게 기도해
봅니다.<BR><BR>“제가 하고 싶지만 해선 안 되는 악을 행하지 아니하고 하기 싫지만 꼭 해야만 되는 선을 <BR><BR>실천하는
지혜와 용기로 저의 삶이 깨어 흐르게 하소서.선의 빛 안에서 행복하게
하소서.”<BR><BR>이해인(수녀·시인)</TD></TR></TBODY></TABL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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