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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25 14:08
영정사진을 걸어놓고 보니 ...
 글쓴이 : STJohn
조회 : 8,012  


영정 사진을 걸어놓고 보니 ...

 

지난 주에 찍은 영정 사진을 성당 사무실에서 찾아 왔다. 바오로홀 <로비>에 둘러 앉아 있던 <쁘레스티움> 단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사진이 잘 나왔드라’고 야단이 났다. 사무실에 들려서 사진을 찾아 들고서 보니 첫눈에 ‘잘 나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주 잔잔하게 웃는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눈 가나 얼굴 어디에도 웃음이 곁드려져 있는 온화하고 편안한 모습이 좋아 보였다 집에 와서 50대의 초상화 사진과 비교해 보니 완연히 차이가 난다

젊었을 때 사진은 패기와 박력은 느껴지지만 관대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모자라는 거 같고 70대 후반의 사진에서는 온화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얼굴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풍겨져 나오는 거 같은 느낌이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아내가 옆에 서서 함께 보다가 한 마디 거든다 ‘사진이 아주 잘 되었네요. 젊었을 때 사진보다 온화하고 원숙한 표정이 잘 나왔네여!’ 내가 보기에도 커다란 변화를 사진 속에서 읽어 낼 수가 있었다. 영정사진이란 고정 관념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인데 내 생각으로는 천주교에 입교해서 10년 가까운 신앙생활을 하면서 심성의 깊은 곳까지 적지 않은 변화를 겪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표정에서도 꽤나 큰 변화를 가져온 결과가 아닌가? 라는 깨달음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잠시 상렴의 깊은 곳에 빠졌었다.

내 혼자 짐작으로 그려보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게 온화하고 인자롭기까지 한 모습이 자연스레 풍겨져 나왔다는 사실에 저으기 놀라기도 하였다 혹시 나이가 많아져서 힘이 빠져서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닐까? 대수술을 겪고 나서 회복이 덜 된 탓도 있는 건 아닌가? 그러고 보니 2년 전쯤 성당 축제 때에 젊은 형제가 찍어서 올린 사진에서 보인 모습의 표정과 아주 비슷하다는 걸 늦게서나마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런것과는 상관이 없는 게 아닌가? 그러고 보면 이와같은 변화는 그 밑바탕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주 하느님의 은총의 힘을 입어서 심성이 순화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와같은 정성이 담긴 작품을 무상으로 만들어 주시는 그 교우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이런 훌륭한 작품에다가 액자까지 완전 무상으로 봉사해 주시는 그 교우분께 어떻게 보답을 해야 옳은 건지' 새삼 고민하게 되었다. 그 많은 교우분들이 모두 다 무상으로 받는다는 건 정말 이치에 안맞는 일이기 때문이다

 

201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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