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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17 13:50
공의회문헌 풀어보기 - 전례헌장 해설(5)
 글쓴이 : Stephanos
조회 : 11,159  

공의회 교부들은 전례헌장 2장에서 신자 생활의 중심이자 정점이 되는 미사 곧 성체성사에 대해 다루고 나서 3장에서는 다른 성사와 준성사들에 대해 언급한다(59~82항)

3장의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성사와 준성사란 무엇을 가리키는지 간단하게라도 알아보자. 성사는 쉽게 말해 ‘은총의 효과적 표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비신자 교리서’에서는 성사에 대해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교회에 맡기신 은총의 효과적인 표징들로서 이 표징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생명이 우리에게 베풀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를 풀어보면 성사는 ①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②교회에 (거행하라고) 맡기신 ③은총의 (효과적) 표징이다.

전례헌장의 교부들은 성사의 본질을 설명하면서 성사가 “인간의 성화와 그리스도 몸의 건설 그리고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를 지향하며 ‘표징’들로서 교육에도 기여한다”(59항)고 말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표징’이다. 성사를 은총의 샘이라고 하지만 사실 은총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은 은총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표징이다. 표징은 신자들에게 그것이 성사임을 보증한다. 이렇게 표징은 신자들에게 성사임을 일깨워주는 교육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성사의 표징들은 무엇일까. ‘말씀과 사물’이다. 모든 성사에는 말씀과 사물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표징이 있다. 예컨대 세례성사에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준다’는 말씀의 표징과 ‘물’(세례 수)이라는 사물의 표징이 있다. 그래서 집전자가 세례를 받는 이의 이마에 물을 부으면서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에게 세례를 줍니다” 하고 말함으로써 세례가 베풀어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체성사에서는 ‘너희는 받아먹어라.…내 몸이다’ ‘너희는 받아 마셔라…내 피다’라는 말씀과 ‘빵과 포도주’라는 사물이 각각 표징을 이룬다.

성사는 ‘은총의 효과적 표징’
이렇게 성사는 말씀과 사물의 표징으로써 “신앙을 기르고 굳건하게 하고 드러낸다.” 그래서 공의회 교부들은 “신자들이 성사의 표징들을 쉽게 이해하고 또한 그리스도인 생활을 살찌우도록 제정된 이 성사들을 열심히 자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59항).

전례헌장은 성사의 본질에 대한 설명에 이어 준성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준성사는 어느 정도 성사들을 모방하여 특히 영적 효력을 교회의 간청으로 얻고 이를 표시하는 거룩한 표징들이다”(60항). 여기서 성사와 준성사의 차이가 드러난다. 성사가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것인 반면에 준성사는 교회가 제정한 것이라는 점이다. 교회가 준성사를 제정한 것은 교회의 간청으로 신자들에게 영적 효력을 얻어 주기 위해서다.

성사에는 일곱 성사가 있다. 입문 성사로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와 성체성사가 있고 치유의 성사로 고해성사와 병자성사가 있다. 또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로 성품성사와 혼인성사가 있다. 반면 준성사에는 그 수에 제한이 없다. 교회와 인간이 처한 상황과 교회의 필요에 따라 교회가 제정한 것이 준성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성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축성(봉헌) 예식이다. 아빠스(대수도원장) 축성 동정녀 축성 수도 서원 성당 봉헌식 제대와 성합 성작 같은 제구의 축성이 모두 준성사들이다. 둘째는 축복 예식이다. 묘지 축복 경당 축복 산모나 병자의 축복 집과 차량의 축복 묵주나 성상 축복 등이다. 셋째는 구마 예식이다. 최근 영화 ‘검은 사제들’에 나오는 구마 예식이 이에 해당한다.

전례헌장의 교부들은 “파스카 신비에서 모든 성사가 그 효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이라고 밝힌다(61항). 바꿔 표현하면 모든 성사와 준성사의 효력의 원천이 파스카 신비 곧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성사와 준성사의 중심에는 파스카 신비 곧 성체성사가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성체성사가 교회와 신자들의 삶에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성사와 준성사 집전에 모국어 사용
전례헌장은 이어 성사 예식의 개정 필요성에 관해 언급하면서 각 예식의 개정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제시한다(62~82항). 성사와 준성사 예식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는 △그 본질과 목적이 우리 시대에 잘 드러나지 않은 것이 끼어들어 있고 △어떤 것들은 우리 시대의 요구에 적응시킬 필요가 있어서다. 예식 개정은 제1장에 나오는 거룩한 전례의 쇄신(21~42항) 규범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 예시라 할 수 있다.

교부들은 우선 예식의 언어와 관련 모든 성사와 준성사의 집전에서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다. 또 각 지역 교회는 언어에 관한 것을 포함해 그 지역에 필요에 따라 적응시킨 개별 예식서를 먼저 마련해 사도좌 곧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한다(63항).

세례 예식과 관련해 헌장은 어른들의 세례 준비기를 복귀시키고 지역 교회의 판단에 따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한다(64항). 예전에는 예비신자 환영식(입교식이라고 잘못 사용하는 본당이 많음)이 끝나면 교리를 받고 바로 세례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각 본당마다 환영식과는 별도로 예비신자 교리 기간 중에 단계별로 ‘예비신자들을 받아들이는 예식’ ‘선발 예식’ 같은 예식을 하는데 전례헌장의 이 규정을 반영한 것이다.

세례 예식의 개정과 관련 헌장은 “그리스도교 전통에 있는 것들 외에 각 민족의 관습에서 발견되는 입문식의 요소들”도 헌장 1장의 ‘민족의 특성과 전통에 대한 적응 규범’(37~39항) 및 ‘교구와 본당 사목구의 전례 적응 절차’(40항)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힌다(65항). 이 밖에 △세례 받을 사람이 많을 때에 적용할 예식 △죽을 위험에 있는 사람에게 사제나 부제가 없을 때에 신자들이 쓸 수 있는 짧은 세례 예식 △가톨릭에서 인정하는 유효한 세례를 받은 이가 가톨릭에 귀의할 때에 이들이 교회의 일치 안에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드러내는 예식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헌장은 제시한다(68 69항).

어린이 세례 예식의 개정과 관련해서는 △대부모의 역할과 의무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예식을 개정하고 △간략한 예식으로 세례를 받은 어린이가 이미 교회 안에 받아들여졌음을 더 명백하고 적절히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예식이 마련돼야 한다고 헌장은 단언한다(67 69항).

견진 예식과 관련 공의회 교부들은 그리스도교 입교 전체와 견신성사의 밀접한 연결이 명백히 드러나도록 개정해야 하고(71항) 고해 예식과 기도문도 고해성사의 본질과 효과를 더욱 뚜렷이 드러내도록 개정해야 하며(72항) 병자성사의 경우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놓은 사람들만을 위한 성사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신자가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는 때면 이미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제시한다(73).

헌장은 이 밖에도 서품 예식 혼인 예식 준성사와 수도 서원 예식 그리고 장례식의 개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76~82항).

현재 한국 천주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각종 예식서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이런 예식 개정 규범에 따라 개정해 사도좌의 승인을 얻었거나 아니면 사도좌의 추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예컨대 ‘어른 입교 예식’ ‘축복 예식’ ‘수도 서원 예식’ ‘견진 예식’ 등은 사도좌의 추인을 기다리며 시안으로 사용 중이다.

 

글 / 이창훈 알폰소 평화신문 편집국장

 

[출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2월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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