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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03 15:11
공의회문헌 풀어보기 - 전례헌장 해설(6)
 글쓴이 : Stephanos
조회 : 11,549  

전례헌장 제4장은 성무일도에 관해 다룬다(83~101항). 성무일도는 정해진 시간에 시편 기도와 하느님 말씀을 중심으로 묵상하면서 바치는 교회의 공적 기도로 오늘날에는 ‘성무일도’라는 용어 대신에 ‘시간 전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 편찬 ‘천주교 용어집’ 개정판 참조).

공의회 교부들은 시간 전례인 성무일도를 ‘그리스도와 교회의 기도’라고 표현한다. 대사제인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하느님을 찬미하고 인류 구원을 위한 사제 직무를 완수하시고 이를 교회가 계속 수행하도록 맡기셨다. 교회는 그래서 세상 끝 날까지 이 직무를 성찬례 거행을 통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수행한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도 주님을 찬미하며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간청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성무일도다(83항 참조). 성무일도는 성찬례 곧 미사와 함께 교회가 바치는 공적 기도인 전례에 속한다.

이 기도를 ‘시간 전례’라고 부르는 것은 정해진 시간마다 이 기도를 바쳤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성무일도는 하루에 모두 8번 바치도록 이뤄져 있었다. 야과경(독서기도) 찬미경(아침기도) 일시경 삼시경(오전 9시에 바치는 기도) 육시경(12시에 바치는 기도) 구시경(오후 3시에 바치는 기도) 만과경(저녁기도) 끝기도가 그것이다(89항 참조).

이렇게 정해진 시간마다 기도를 바치는 것은 단지 기도를 많이 바치라는 것이 아니다. 공의회 교부들은 이렇게 밝힌다. “성무일도는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에 따라 낮과 밤의 모든 흐름이 하느님 찬미를 통하여 성화되도록 이루어져 있다”(84항). 즉 활동하는 시간이나 잠자는 시간 할 것 없이 하루 전체를 하느님께 바치고 거룩하게 하는 기도가 성무일도인 것이다. 그래서 성무일도를 바치는 모든 사람은 “교회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며 또한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드높은 영광에 참여하는 것”(85항)이라고 공의회 교부들은 언명한다.

교부들은 나아가 성무일도의 사목적 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거룩한 사목 교역에 헌신하는 사제들은 ‘끊임없이 기도하여라’(1테살 5 17 참조)고 한 바오로의 권고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더욱 생생하게 의식하면 할수록 더욱 큰 열성으로 시간경의 찬미를 바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제들이 수고하는 일에는 오로지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 5)고 하신 주님께서만 성과와 발전을 가져다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86항). 말하자면 성무일도는 끊임없는 기도의 표현이며 이 기도는 일의 성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사제 자신이 아니라 바로 주님이심을 깨닫게 해 준다는 것이다.

 

성무일도는 끊임없는 기도의 표현
하지만 한밤중에 일어나서 야과경을 바치는 것을 시작으로 평균 3시간에 한 번씩 시간 전례를 바치는 것은 현대의 생활에는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 그래서 공의회 교부들은 시간 전례인 성무일도의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사목적 가치를 높이 존중하면서도 현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그 원칙과 규범을 제시한다.

우선 전통적인 구조의 개정이다. 이와 관련 공의회 교부들은 성무일도를 바치는 목적이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하루의 성화”에 있음을 직시하면서 서로 연관된 두 가지 개정 원칙을 제시한다. 하나는 시간경들의 전통적 흐름을 실제 시간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히 사도적 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현대의 생활환경을 고려하는 것이다(88항).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교부들은 성무일도 개정 규범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①아침기도인 찬미경과 저녁기도인 만과경은 매일 성무일도의 두 축으로 여겨야 한다. ②끝기도는 하루의 마침에 잘 어울리도록 개정돼야 한다. ③야과경(독서기도)은 공동으로 바칠 때는 밤중 찬미의 성격을 보존하더라도 하루 중 어느 시간에나 바칠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 또 시편은 줄이고 독서는 더 길게 해야 한다. ④일시경은 폐지돼야 한다. ⑤공동으로 바칠 때는 삼시경 육시경 구시경 같은 소시간경들이 유지돼야 하지만 공동으로 바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날의 제 시각에 더 적합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89항). 또 성무일도의 △시편 배치 △독서의 정리 △찬미가의 개정 △기도 시간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91~94항).

공의회 교부들은 이와 함께 성무일도가 신심의 원천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성을 다해 바칠 것을 당부한다. “성무일도는 교회의 공적 기도로서 신심의 원천이며 개인 기도의 자양이므로 사제들과 성무일도에 참여하는 다른 모든 사람은 이를 바치며 마음을 목소리와 조화시키도록 주님 안에서 간곡히 권유한다.”(90항) 또 성무일도를 더 잘 바치기 위해서는 전례와 성경 특히 시편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한다.

 

일반신자들도 성무일도 바치기를 권고
공의회 교부들은 성무일도의 구조와 내용에 대한 개정 규범과 함께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와 평신도의 참여 등에 대해서도 제시한다(95~101항). 우선 공동 기도 의무가 있는 공동체들 곧 대성당 또는 주교좌성당에서 전례를 공동 집전하는 의무를 진 사제들(의전 사제들) 베네딕도회 같은 정주 수도회의 수도자들 기타 법이나 회헌에서 공동 기도 의무를 규정한 공동체들에서는 성무일도 전체를 공동으로 바쳐야 한다. 공동 기도 의무를 규정한 공동체에서 부제품 이상을 받았거나 성대 서원(종신 서원)을 한 모든 회원은 공동으로 바치지 못했을 경우 혼자서라도 바쳐야 한다. 또 공동 기도의 의무가 없다 하더라도 성직자들은 날마다 혼자서든 혹은 공동으로든 성무일도를 바쳐야 한다(95~96항).

공의회 교부들은 또한 성무일도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회헌에 따라 일부분을 바치는 회원들 역시 교회의 공적 기도인 성무일도를 바치는 것과 같고 회헌에 따라서 성무일도 양식을 따른  소성무일도를 바칠 때도 교회의 공적 기도인 성무일도를 바치는 것과도 같다고 본다(98항).

공동 기도의 의무가 없는 성직자라 할지라도 공동생활을 하는 사제라면 적어도 성무일도의 일부분을 합동으로 바치도록 권장된다고 헌장은 제시한다. 이는 성무일도가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의 공적 기도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공동으로 또는 합동으로 바칠 경우 되도록 노래로 바쳐야 한다고 공의회 교부들은 밝힌다(99항).

헌장은 또 일반 신자들도 성무일도를 바치기를 권고한다. “영혼의 목자들은 주일과 대축일에 주요 시간경 특히 저녁기도를 성당에서 합동으로 바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또한 평신도들도 사제들과 함께 또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아니면 각기 혼자서 성무일도를 바치도록 권장한다.”(100항)

전례헌장의 이런 개정 원칙과 규범에 따라 교황청은 1971년 기존의 성무일도를 개정했고  1985년에는 다시 성무일도 표준판을 공포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1971년에 개정된 성무일도를 우리말로 번역해 1978년 사도좌의 승인을 얻어 사용하다가 1985년 교황청의 개정 표준판이 공포되자 다시 5년 가까이 작업한 끝에 1990년 교황청 인준을 받아 개정판을 냈다. 오늘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바치는 ‘성무일도’는 이 개정판이다. 개정판 성무일도는 독서기도 아침기도 낮기도 저녁기도 끝기도로 이뤄져 있다. 주교회의는 시간 전례를 바치고자 하는 신자들을 위해 개정판 ‘성무일도’를 줄인 ‘소성무일도’도 펴냈는데 독서기도가 없고 시편이 적게 수록돼 있다.

 

※성모소일과와 소성무일도 : 성모소일과는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취지로 성무일도의 시간경을 따라 만든 기도서. 성모소일과는 10세기쯤부터 바치기 시작해 16세기 트리엔트 공의회 이후에는 주로 여성 수도회나 단체들에서 성무일도 대신 바쳐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열심인 레지오 단원들이 우리말로 번역된 ‘성모소일과(소성무일도)’를 바쳐왔으나 이는 주교회의에서 펴낸 ‘소성무일도’와는 다르다. 

 

글 / 이창훈 알폰소 평화신문 편집국장

 

[출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3월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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