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사울과 다윗]
1655-60, Oil on canvas, 130,5 x 164 cm, Mauritshuis, The Hague
제가 렘브란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작품을 낭만적으로 만들기를 거부하고 항상 어떤 심리적인 진실을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사울과 다윗의 오랜 관계는 자칫하면 낭만적으로 보이기 쉬운 관계인데, 특히 렘브란트가 살던 시기에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어떤 식의 해석이든 나름대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울은 이스라엘 백성의 청원에 대한 응답으로 야훼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왕이고, 다윗은 돌팔매로 골리앗을 쓰러뜨린 영웅입니다. 사울은 다윗에게 상을 내리는데, 그 때부터 시작된 그들의 관계는 나중에는 전쟁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그들의 관계는 사울이 길보아 전투에서 전사하고, 다윗이 왕이 되면서 끝이 납니다.
렘브란트는 그들의 삶에서 그리 많이 연구되지 않았던 초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사울은 매우 불안정한 정신 상태에서 억제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 나머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옆에 있는 다윗을 향해 창을 던지려고 합니다. 다윗은 하프를 켜며 그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는데, 렘브란트는 연주가로서의 다윗을 깡마른 젊은이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르네상스 화가들이 그렸던 멋진 다윗과는 다르지만, 렘브란트가 그린 그의 모습이 더 진실해 보입니다. 젊은 하프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에 푹 빠져 있지만, 동시에 왕의 행동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울은 조울증 환자의 비창한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는 커튼으로 자신의 무서운 얼굴을 닦고 있는데, 그는 왕임에도 불구하고 손수건을 꺼내서 닦을 만큼의 정신적인 여유도 없는 것입니다. 그는 아직 창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잡고 있는 손에는 힘이 없어 그가 서서히 자신의 상황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음악 때문에 평정을 되찾은 것입니다. 렘브란트는 둘 사이의 대조에 매혹(감정적인 매혹은 아닙니다)되었습니다. 화면의 반을 채우고 있는 사울은 불안정한 현재의 권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왕이 될 다윗이 나머지 반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들 사이에 있는 암흑의 공간은 두가지를 암시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 하나는 불쌍한 사울의 정신을 감싸고 있는 영혼의 어둠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순진하고 연약한 다윗을 기다리고 있는 험준한 앞날입니다. 왕이 될 운명인 그는 그 공간을 채워야 합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그 일들은 어둡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표면적인 위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개인적인 문제와 알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두 사람의 고통스런 현실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구에르치노 GUERCINO
[다비드를 공격하는 사울] Saul Attacking David
1646, Oil on canvas, 147 x 220 cm, Galleria Nazionale d'Arte Antica, Rome
베토벤 교향곡 4번 2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