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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8 13:48
[나눔얘기]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글쓴이 : 하늘빛
조회 : 8,484  

하느님의 종들의 종인 주교 바오로는
성스러운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일을 영구히 기념하기 위하여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을
반포하는 바이다.


서 론

1. 사도적 활동을(Apostolicam Actuoitatem) 하느님의 백성이 더욱 활발히 수행하기를 희망하는(주1: 요한 23세의 헌장 "Humanae Salutis," 1961,12,25: AAS54(1962) pp.7-10) 성스러운 공의회는 평신도들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는 바이다. 교회에 맡겨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평신도 고유의 역할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다른 데서도 언급하였다.(주2:교회헌장,n.33이하;전례헌장,n.26-40;매스 미디어 교령: 교회일치교령; 주교교령, n.16-18;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관한 선언,n.3,5,7;선교활동에 관한 교령,n.15,21,41;사제교령,n.9.) 평신도 사도직은 그리스도 신자로 불리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하는 것이므로 교회 안에서 절대로 없어질 수 없는 것이다. 평신도들의 사도적활동이 초세기 교회에서 얼마나 자발적이었으며 얼마나 풍부한 효과를 내었는지는 성서가 명백히 증명해 주고 있다.(사도11,19-21;18,26 로마16,1-16;필립4,3)

그만 못하지 않은 평신도들의 열성을 현대는 요구하고 있다. 현대의 정세는 오히려 보다 활발하고 보다 광범한 평신도 활동을 요청한다. 날로 격증하는 인구, 과학과 기술의 발달, 보다 긴밀해지는 인간 관계 등은 평신도 사도직의 무대를 무한히 확대하였고, 그 활동 분야의 대부분은 평신도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평신도들의 현명한 배려와 연구를 요구하는 새로운 과제들을 야기시키고 있다. 또한 사회 생활의 많은 분야가 각각 자율화되어 가는 것은 좋은 일이기는 하나, 이런 경향이 때로는 윤리 내지 종교 분야에서 사회 생활을 이탈시키며 그리스도교 생활의 증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수도 있다. 그럴수록 평신도 사도직이 더욱 긴급히 요청된다. 더구나 사제들의 수가 너무 적거나, 때로는 사제들이 자유로이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나라에 있어서는 평신도들의 활동이 없이는 교회의 현존과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오늘에 와서 평신도들로 하여금 자신의 책임을 의식하고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와 교회에 봉사하도록 움직여 주시는 성령의 활동이 뚜렷해진 것은, 다방면에 걸쳐서 평신도 사도직이 긴박하게 요청된다는 표시라 하겠다.

(주3: 비오 12세의 "추기경들에게 하신 연설" 1946,2,18AAS54(1946) pp.101-102; "가톨릭 노동 청년들에게 하신 연설, "1957,8,25: AAS49(1957) p.843)

공의회는 이 교령으로써 평신도 사도직의 본질과 성격과 다양성을 밝히고, 동시에 기본 원칙을 명시하여 보다 효과적인 사목적 실천 요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모든 것은 교회법을 개정할 때에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항목의 규범이 될 것이다.


제 1 장 사도직에 불린 평신도


교회의 사명에 참여

2. 교회 창립의 목적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스도 왕국을 전세게에 펴고, 모든 사람을 구원에 참여케하며,(주1:비오11세회칙"Rerum Ecclesiae:AAS18(1926)p.65) 또한 그들을 통하여 전세계를 그리스도에게로 향하게 하는 일이다. 이 목적을 위한 신비체의 활동을 모두 '사도직'이라고 부른다. 교회는 모든 지체들을 통하여 이 사도직을 여러 가지 모양을 실천한다. 사실, 그리스도 신자로 부르심을 받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도직에 부르심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살아 있는 몸의 모든 지체가 그저 단순한 피동적이 아니고, 모름지기 몸의 생명과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있어서도 몸 전체는 "우리의 몸은 각 부분이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고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납니다."(에페4,16) 또한 이 몸의 결합과 지체들 상호간의 관계는 극히 밀접한 것이어서(에페4,160 자기 능력대로 교회 발전에 기여하지 않는 지체는 교회를 위해서나 또 그 자신을 위해서나 아무데도 쓸데 없는 지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안에는 여러 가지 직책이 있지만 그 사명은 오직 하나뿐이다.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주의 이름으로 가르치고 성화하며, 다스리는 임무를 그리스도한테 받았다. 평신도도 또한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며 교회와 세계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자기 나름으로 완수하고 있다.(주2:교회헌장,n.31) 평신도들은 복음 선포와 인간 성화에 힘쓰며,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현세 질서를 완성하는 활동으로써,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명백한 증인이 되고, 인간 구원에 이바지하므로, 이런 활동으로써 그들은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속에 살면서 세속 일에 파묻혀 사는 것이 평신도의 특징이므로, 그들이야말로 그리스도교적 정신에 불타며, 누룩같이 되어, 세속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의 기초


3. 평신도는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를 머리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에서 받는다. 평신도는 성세성사로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가 되고, 견진성사로 성령의 힘을 받아 강해졌으며, 주님으로부터 사도직 수행의 사명을 받았다. 평신도가 거룩한 백성으로 왕다운 사제직에 참여하도록 축성된 것은 모든 활동으로 영적 제물을 봉헌하며, 세상 어디서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이다. 성사로써, 특히 가장 거룩한 성체성사로써 전 사도직의 영혼과 같은 사랑이 부여되고 자라는 것이다.(주3:교회헌장,n.33과10)

사도직은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실현되는 것이며, 이 신, 망, 애 삼덕은 성령의 교회의 모든 지체들 마음속에 부어 주신다. 더구나 주의 가장 큰 계명인 사랑의 계명이 모든 신도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하여,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리고, 모든 사람에게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려, 만인의 영원한 생명을 얻어 주도록 재촉한다.(요한17,3)

따라서 세계의 어디서나 모든 사람의 구원의 천상 복음을 알아듣고 받아들이도록, 활동해야 할 영광스러운 임무가 모든 그리스도교도들에게 부과되어 있다.

직무와 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성화하시는 성령께서 신자들에게 이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특별한 은혜를 주신다.(1고린12,7)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다른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시어"(1고린12,11)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각자가 받은 은총의 선물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가지고 서로 남을 위해서 봉사하며" 스스로 "하느님께서 주신 각가지 은총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되어"(1베드4,10) 사랑으로써 몸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도록(에페4,16) 하시는 것이다. 극히 단순한 은사라 할지라도 이런 은사를 받았기 때문에, 교회와 세계 안에서 사람들의 행복과 교회의 건설을 위하여, 이런 은사를 사용할 권리와 의무가 각 사람에게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은사는 "제가 불고 싶은 대로 분다"(요한3,8)는 성령의 자유로우신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 특히 자기 사목자들과 일치하여 행사되어야 한다. 이런 은사의 진실성과 정당한 행사에 대한 판단은 사목자들의 의무이며, 사목자들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영감을 꺼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시험해 보고, 좋은 것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1데살5,12,19,21)(주4:교회헌장,n.12)



영적 생활


4. 교회에 맡겨진 전 사도직의 원천은 성부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시므로,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15,5)하신 주의 말씀대로, 평신도 사도직의 풍요한 결실은 분명 그리스도와의 생생한 일치에 달려 있다.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밀접하게 결합된 이 생활은,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된 영적 수단으로 양육되며, 특히 전례에 행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양육된다.(주5:전례헌장,n.11) 평신도로서 이런 영적 수단을 이용함에 있어서, 일상 생활의 현세 임무를 올바로 수행하며,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자기 생활에서 분리시키지 말고, 오히려 맡은 일을 하느님의 뜻대로 계속하면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더욱 깊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평신도는 지혜와 인내로써 난관을 극복하며,(주6:교회헌장,n.32) 명랑하고 기쁜 마음으로 성덕에 진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러분은 무슨 말이나 무슨 일이나 모두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골로3,17)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영적 생활을 하면서도 가정이나 현세 사정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

이런 생활은 신, 망, 애, 삼덕의 끊임없는 실천을 요구한다.

신앙의 빛을 받고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함으로써만, 언제나 어디서나 하느님을 발견하고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간다"(사도17,28)는 사실을 인정하고 만사에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가까운 사람이거나 먼 사람이거나, 모든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 뵈옵고, 현세 사물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그 자체로서나 또는 인간 목적에 관련시켜서 올바로 판단하게 된다.

이런 신앙을 가진 사람은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계시된 희망 속에서 살게 된다.

나그네같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 하느님께 의탁하며 재물의 지배를 벗어나 영원한 보화를 동경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를 넓히며,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현세 질서를 개조하고 완성하기 위하여, 자신을 아낌없이 온전히 바친다. 또한 현세 생활의 시련속에서도,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추어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아무것도 아니라고"(로마8,18)생각하며 희망의 용기를 발견한다.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의 충동을 받아 모든 사람에게, 특히 "믿는 식구들에게는"(갈라6,10) 선을 행하며, "모든 악의와 기만과 위선과 시기와 온갖 비방을 버리고"(1베드2,1)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준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 속에 주신"(로마5,5) 하느님의 사랑은, 평신도들로 하여금 그들의 생활 속에서 진복팔단의 정신을 표현하도록 한다. 가난하신 그리스도롤 본받아, 현세 재물이 결핍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풍족하더라도 교만해지지 않는다.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허영을 탐내지 않으며(갈라5,26) 사람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들려고 힘쓰고,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언제나 모든 것을 버릴 각오와(루가14,260 정의를 위하여 박해를 당할 각오가 서 있으며(마태5,10)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16,24) 하신 주님의 말씀을 생각한다. 서로 그리스도교적 우정을 닦으며 어떠한 어려움 중에서나 서로 도와준다.

이러한 평신도들의 영적 생활 태도는 결혼 생활과 가정 생활, 독신 생활이나 수절 생활, 건강 상태, 직업적 또는 사회적 활동 등에 따라서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자기 신분에 알맞게 부여된 천품과 자질을 끊임없이 연마하며, 성령께 받은 고유의 은사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자기 성소에 따라 교회에서 인준한 단체나 조직에 가입한 평신도들은, 그 단체나 조직에 고유한 영적 생활의 특징도 충실히 닦고 있다.

평신도는 또한 직업상의 원숙, 가정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 또한 사회 생활에 요구되는 성실성, 정의감, 진실성, 친절, 용기 등의 여러 가지 덕행을 존중해야 한다. 이런 덕행이 없이는 참된 그리스도교적 생활이 성립될 수도 없다.

이같은 사도적 영신 생활의 완전한 모델은 사도들의 모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이시다. 마리아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지상 생활 중에서 가정을 돌보시고 일에 쫓기면서도 언제나 당신의 아들 천주 성자와 결합되어 계셨으며, 구세주의 성업을 전혀 독자적인 방법으로 거들어 드리셨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지금은 "당신 모성애로써 아직 나그네 길에서 위험과 곤란을 겪고 있는 성자의 형제들을 행복한 고향에 인도될 때가지 돌보아 주신다."(주7:교회헌장,n.62와65) 모든 신도들은 성모를 열심히 공경하며 자신의 생활과 사도직을 성모의 모성적 배려에 맡겨 드려야 하겠다.

제 2 장 평신도 사도직의 목표


서론 : 두 가지 질서


5. 그리스도의 구원 성업은 본래 사람들을 구원할 목적을 가졌지만, 현세 질서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도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의 은총을 사람들에게 전할 뿐 아니라,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현세 질서를 완성하는 그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며 교회와 세계 안에서,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 자기 사도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질서는, 비록 서로 구별되지만, 하느님의 한 계획속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하느님께서는 전 우주를 그리스도 안에 새로이 창조하실 계획이시며 이 새로운 창조는 이 지상에서 시작하시어 마지막 날에 완성하실 것이다. 신자이면서 동시에 시민인 평신도는 이 두 가지 질서에 있어서 동일한 그리스도고적 양심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복음 전파와 성화의 사도직


6.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은총을 받음으로써 이루어지는 인간 구원을 목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와 그 지체들의 사도직은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알리고, 그리스도의 은총을 전해 줌으로써 수행된다. 이것은 주로 말씀 전파의 직무와 성사 집행으로 이루어지므로 특히 성직자들에게 맡겨져 있다. 그러나 평신도도 이 점에 있어서 "진리를 위해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협력자가 되기 위하여"(3요한1,8) 완수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런 점에서 평신도 사도직과 사목자들의 임무는 서로 협력하여 보완해야 한다.

평신도들에게는 복음 전파와 성화의 사도직을 수행할 기회가 무수히 있다.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증언자체와 초자연적 정신의 선행은 사람들을 신앙과 하느님께로 이끄는 힘이 있다. 주께서도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6)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도직은 생활의 증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참된 사도직은 말로써 그리스도를 전할 기회를 찾는다. 믿지 않는 사람들을 신앙으로 인도하고, 신자들을 가르쳐 굳세게 하며, 더욱 열심히 살도록 격려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그토록 강요하고 있고"(2고린5,14) "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인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1고린9,16)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모든 신도들 마음속에 메아리쳐야 하겠기 때문이다.(주1: 비오 11세 회칙 "Ubi arcano, "1922,12,23: AAS14(1922) p.659; 비오 12세 회칙 "Summi Pontificatus," 1939,10,20: AAS31(1939) pp.442-443)

현대에는 새로운 문제들이 일어나고, 중대한 오류가 만연되어, 종교와 윤리 질서와 인간 사회 자체까지도 근본적으로 뒤엎어 버리려 하므로 이 성스러운 교회회의는, 평신도들이 각기 재능과 지식에 따라, 교회의 정신대로 그리스도교의 원리를 밝혀 주고, 옹호하며, 현대의 여러 문제 해결에 적응시켜야 할, 자신의 임무를 보다 열심히 수행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현세 질서의 그리스도교화


7. 현세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은 사람들의 마음을 합하여 현세 질서를 마련하고 끊임없이 완성해 나아가는 일이다.

현세 질서를 구성하는, 생활과 가정의 보화, 문화, 경제, 예술과 직업, 정치 단체의 여러 기관들, 국제 관계 등등, 또 그런 것들의 발전과 진보, 이 모든 것은 인간이 그 최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써 보든지 또는 현세 질서 전체의 부분으로서 보든지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고유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1,31) 이런 것들의 자연적 선성은 인간과의 관계에서 특수한 품위를 갖추게 된다. 그것은 본래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자연과 초자연을 모두 그리스도 안에 하나로 묶으시어 그리스도를 "만물의 으뜸이 되시려"(골로1,18)하셨다. 그러나 이같은 하느님의 계획은 현세 질서의 자율성이나 고유의 목적, 고유의 법칙, 고유의 수단, 인간 행복을 위한 그 중대성을 상실케 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의의와 가치를 완성하며, 동시에 지상에 있는 인간의 사명 전체에 알맞도록 만드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현세 사물이 심히 악용되어 온 것은 원죄에 물들어 있는 인간이 참된 하느님과 인간 본성과 윤리 원칙에 대하여 가끔 여러 가지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간의 습관과 제도가 부패하게 되었고, 때로는 인간의 인격마저 짓밟혔던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과신하는 나머지, 현세 사물을 우상시하며, 현세 사물의 주인이기보다는 오히려 종이 되었다.

사람들이 현세 질서를 바로잡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로 향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온 교회의 임무이다. 창조의 목적과 현세 사물 사용에 관한 원리를 밝혀 주고, 현세 사물의 질서를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하도록, 윤리적 내지 영적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사목자들의 임무이다.

평신도는 현세 질서의 쇄신을 고유의 임무로 알고, 현세 질서 안에서 복음의 빛과 교회의 정신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교적 사랑으로써 구체적으로 직접 행동해야 한다. 평신도는 시민으로서 다른 시민들과 함께 각자의 능력대로 책임감을 지니고 협력할 것이며, 어디서나 만사에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 현세 질서를 쇄신함에 있어서, 그 고유의 법칙을 조금도 어기지 않으면서 보다 차원이 높은 그리스도교적 생활 원리를 맞추어, 여러 장소와 시대와 민족의 조건에 적응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도적 활동 중에서 가장 중대한 것은 신자들의 사회 운동이라 하겠다. 공의회는 이런 신자들의 사회 운동이 현세 생활 모든 분양에 파급되기를 바라며 문화에도 파급되기를 바란다.

(주2: 레오 13세 회칙 "Rerum Novarum": AAS234(1890-1891) p.647; 비오11세 회칙 "Quadragesimo Anno": AAS23(1931) p.190; 비오12세 라디오메시지,1941,6,1:AAS33(1941)p.207)


자선 사업


8. 모든 사도직 수행이 사랑에서 시작되고, 사랑에서 힘을 얻어야 하지만, 어떤 활동은 본질적으로 생생하게 사랑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사랑의 표현을 주 그리스도깨서는 당신의 메시아적 사명의 표지이기를 원하셨다.(마태11,4-5)

율법에서도 가장 큰 계명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라 하는 것이었다.(마태22,37-40) 그리스도께서는 이 사랑의 계명을 당신 계명으로 삼으시며 말씀하시기를:"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13,35)

과연 성교회는 초기에 있어서 성체 전례(미사)에 애찬(愛餐=Agape)을 겸함으로써, 교회 전체가 그리스도 주위에 사랑의 끈으로 뭉쳐 있음을 표현하였다. 이와 같이 교회는 언제나 이 사랑의 표로 식별되며, 다른 사람들의 자선 사업을 기뻐하는 동시에, 자선 사업은 교회의 의무요 양보할 수 없는 권리임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러기에 곤란한 사람과 병자들에게 대한 동정과, 소위 자선사업과, 온갖 어려움을 가볍게 하는 상부상조의 사업을 교회가 높이 평가하는 바이다.(주3:요한23세 회칙"Mater et Magistra":AAS53(1961)p.402)

교통 수단이 보다 편리하게 되고, 인간 상호간의 거리도 어느 정도 단축되어, 전세계의 민족들이 마치 한 가족의 같은 식구처럼 된 오늘에 와서는 이같은 사랑의 운동과 사업이 더욱 긴박하고 보다 광범하게 되었다. 오늘에 있어서 사랑의 운동은 실로 모든 사람과 모든 궁핍에 파급될 수 있고, 또 마땅히 파급되어야 하겠다. 의식주를 비롯하여 의약, 직업, 교육 등 참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것들을 빼앗긴 사람들, 가난과 병고에 신음하는 사람들, 추방을 당하고 옥고를 겪는 사람들이 있는 곳마다, 그리스도교적 사랑은 그들을 찾아 내어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부유한 개인과 민족에게 지워져 있다.(주4:상동pp.440-441)

이와 같은 사랑의 실천은 아무런 의혹도 자아내지 않는 순수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과 주 그리스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창조되었고,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은 무엇이나 다 실제로는 그리스도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유와 품위를, 마음을 다하여 존경할 것이다. 순수한 지향이 이기심이나 지배욕으로 흐려질까 조심할 것이다.(주5: 상동pp.442-443)

먼저 정의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니, 정의의 입장에서 이미 주었어야 할 것을, 사랑의 선믈처럼 주어서는 안된다. 불행은 그 결과뿐 아니라 그 원인부터 없애야 한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점차로 남에게 의존하는 예속에서 해방되어, 자립할 수 있도록 질서있게 도와 줄 것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곤경에 빠져 있는 개인과 민족에게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적, 공적, 또는 국제적 자선 사업과 사회 복지 사업을 중히 여기며,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협력하여 이같은 사업을 힘껏 도와야 하겠다.

(주6: 비오 12세의 "Pax Romana M.I.I.C"에서의 연설, 1957,4,25: AAS49(1957) pp.298-299); 특히 요한 23세의 F.A.0.에 보내는 서간, 1959,11,10: AAS51(1959) pp.85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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